짧은 낮잠은 ‘약’, 긴 ‘낮잠’은 ‘독’...뇌 염증 증가하면 길게 낮잠잔다

이상수 기자
  • 입력 2023.11.2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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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이상수 기자] 보통 낮잠은 게으름과 동일시된다. 2019년 미국 연방기관은 정부 건물 내 낮잠을 금지하기도 했다. 많은 연구 결과는 이를 반증한다. 짧은 낮잠은 정신 건강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긴 낮잠은 오히려 독이다. 특히 노인이 긴 낮잠을 자는 것은 여러 가지 질환의 발현 증상으로, 주의해서 살펴야 한다.

짧은 낮잠의 이점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수면 및 인지 센터의 는 짧은 낮잠과 인지 능력 간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연구팀의 마이클 치(Michael Chee)는 짧은 낮잠이 기억력, 정보 처리 속도, 경계 능력을 크게 향상시킨다고 말했다. 또한, 많은 사람이 낮잠을 자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다.

미국 나사(NASA)와 연방 항공국은 200명의 항공 승무원을 대상으로 규칙적인 낮잠과 업무 효율성에 관한 연구를 했다. 승무원들이 12일 동안 하루 8~9시간 비행을 하도록 했다. 200명 중 100명의 승무원 만 교대 중 하루에 40분간 낮잠을 잤다. 실험 후 승무원들을 세부 평가했다. 낮잠을 잔 승무원들의 집중력과 업무수행 능력이 그렇지 않은 승무원들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기분 향상에도 도움을 주었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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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한 낮잠 시간?

짧은 낮잠의 효과는 증명되었지만, 낮잠 시간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싱가포르 국립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단 10분만으로도 기분전환의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고, 보통 30분 정도면 충분한 인지적 효과를 볼 수 있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지 12월호에 따르면, 20분 정도가 적당하며 30분 이상은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다.

오비스티(Obesity) 2023년 5월호에 실린 연구도 낮잠의 이상적인 지속 시간이 30분 미만이라고 했다. 관찰 연구에는 평균 연령 41세의 건강한 유럽인 3,275명이 참여했다. 연구 결과, 낮잠을 자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낮잠을 30분 이상 지속한 사람들은 체질량지수와 콜레스테롤, 혈당, 혈압 수치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조적으로, 낮잠을 짧게(30분 미만) 자는 사람들은 이러한 위험성을 보여주지 않았으며 낮잠을 자지 않은 사람들보다 혈압이 상승률이 훨씬 낮았다.

긴 낮잠은 노인질환의 알람

낮잠이 길어지는 것은 질병과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알츠하이머병이 그 예다. 젊은 성인의 경우도 뇌 염증이 증가하면 더 길게 낮잠을 잔다고 한다. 주변에 누군가 하루에 한 번 이상 자주 낮잠을 자고 1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기 시작하면 알츠하이머나 다른 질병을 의심해야 한다. 자는 사람은 모르므로 주변에서 잘 살펴야 한다.

하버드의대(Harvard Medical School)는 2023년 4월 학술지에서 매일 90분간 낮잠을 자는 것은 뇌졸중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으며, 매일 2시간 낮잠을 자는 것은 치매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했다.

이 외에도 낮잠이 길어지는 것은 다른 건강상 적신호와 관련이 있다. 불면증과 만성 통증, 우울증과 불안, 과민성 방광, 하지 불안 증후군, 수면 무호흡증과 같은 수면장애로 낮잠을 자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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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갑상선 활동, 빈혈, 비만, 저혈당과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수면시간 확보와 상관없이 낮 동안 피곤해질 수 있다.

노쇠 증후군도 한 원인이다. 노쇠에는 근육량, 체력, 지구력, 체중 및 전반적인 체력의 손실이 포함된다. 베스 이스라엘 디커네스 의학 센터(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의 노쇠연구가이자 노인병 전문의인 김대현 박사는 말한다. “이 질환은 90세 이상 인구의 약 25%, 요양원에 있는 90세 이상 인구의 50%에게 영향을 미친다. 주요 증상 중 하나는 피로인데, 이는 세포의 낮은 에너지 생산으로 인해 발생한다. 결국 허약한 사람은 잠을 더 많이 잔다.”

낮잠은 어느 시간대가 좋을까?

깊은 낮잠은 ‘수면관성현상’을 가져온다. 이것은 깨었을 때 무기력함과 혼미함을 일으킨다. 이러한 문제점 없이 낮잠의 효과를 최대한 누리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가장 좋은 시간을 선택하여 규칙적인 낮잠을 자야 한다. 보통 정오에서 오후 4시 사이가 가장 좋은 시간이라고 한다.

짧은 낮잠은 모든 사람에게 배터리를 충전할 기회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약간의 낮잠은 정상이다. 그러나 문제는 낮잠이 많을 때이다. 무엇이든 과하면 독이다. 30분 이내면 ‘약’, 넘으면 ‘독’, 지나치면 건강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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