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삶의 질 결정...감정을 ‘친구’로 만드는 3가지 태도

이상수 기자
  • 입력 2023.11.24 16:40
  • 수정 2023.11.2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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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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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이상수 기자]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어디선가 불현듯 떠오르는 감정 하나가 하루의 기분을 좌우한다. 그 감정은 어디서 온 것인가? 어제 있었던 일, 오늘 해야 할 일, 옷에 쏟아버린 커피 등등일 수 있다. 생각 때문에 왔든, 몸 때문에 왔든 감정을 대하는 자세는 감정의 2차 피해 정도를 결정한다.

사이언틱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지는 21일 우리가 감정을 대하는 자세가 어떻게 삶의 질을 결정하고 그것이 어떻게 삶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다루었다. 그리고 마치 붓다의 말을 빌린 듯이 감정의 ‘2차 화살’을 피할 방법도 전한다.

감정은 무의식의 영역이다. 마음속 깊이 저장되어 있었던 씨앗들이 비슷한 상황을 만나면 감정으로 나타난다. 무수한 감정의 씨앗들은 어떻게 마음속 깊은 곳에 저장되었을까?

나도 모르게 감정이 저장되는 방식

첫째는 개인적인 믿음체계다. 아주 어릴 적부터 무수한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은 좋다, 나쁘다, 쓸모 있다, 없다, 슬프다, 기쁘다 등등의 감정을 동반했다. 불에 심하게 덴 아이는 이후 뜨거운 무엇인가를 만나면 기분이 나빠진다. 뜨거운 것은 나쁜 것과 동일시된다.

둘째는 사회적 믿음체계다. 남성 간호사와 남성 소방관이 눈물을 흘리면 누가 더 공감받을까? 남성 소방관이다. 2019년 한 연구에 따르면 ‘남성적 상황’에서는 남성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감정적으로 더 적절하고 강인하다고 평가했다.

셋째는 역사, 문화적 믿음체계다. 행복을 예로 들면, 미국 부모의 73%가 자녀 양육의 주요 목표로 행복을 꼽았으며, 캐나다와 프랑스는 이보다 더 높은 비율을 보인다. 인도에서는 49%의 부모만이 행복을 높게 평가했지만, 51%는 성취를 우선시했다. 멕시코 부모들은 성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중국 부모들은 건강을 최우선 순위로 꼽았다. 행복감을 느끼는 기준값이 다르게 입력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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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심리학자(American Psychologist) 저널에 곧 게재될 19개국 약 4,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같은 맥락의 결과가 나왔다. 독일, 영국 또는 미국과 같은 개인주의 국가에서 감정은 개인 차원에서, 중국, 일본과 같은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관계적 차원에서 다루어지는 경향이 있다.

개인주의적 문화에서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포커페이스’는 해롭다. 반면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그것이 이로운 행위이다. 감정의 표출이 미덕이 아닌 집단주의 문화에서 감정은 대부분 자제된다. 그리하여 표출되지 못한 나쁜 감정은 두 배 세 배의 잠재적 폭발력을 지닌 채 저장된다.

감정을 적이 아닌 ‘친구’로...삶의 질을 높이는 3가지 방법

#1. 감정조절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잘되던 식당에 손님이 줄어 낙담하고 슬퍼하는 식당 주인이 있다. 계속 슬퍼한다면 그 울상에 손님이 아예 끊길 것이다. 한 명이라도 더 오도록 메뉴를 개발하며 심기일전한다면 감정이 전환될 수 있다. 그냥 계속 슬퍼만 한다면 상황은 호전되지는 않는다.

승진하지 못한 직원은 연차가 더 높은 동료가 승진한 것은 아닌지, 내가 모르는 장점이 있는 것이 아닌지 재평가해 볼 수 있다. 그 결과 슬픔, 분노, 수치심과 같은 고통스러운 감정이 줄어든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심리학자 제임스 J. 그로스(James J. Gross)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리프레이밍 (reframing), 재평가, 혹은 재검토라 부른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장단기적으로 더 큰 행복감을 경험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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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감정을 판단하지 않고 받아들이기

토론토 대학교 심리학자 브렛 Q. 포드(Brett Q. Ford)는 감정수용과 전반적인 정서적 건강을 추적한 일련의 연구에서 부정적인 감정을 받아들이는 것이 정신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는 참가자들에게 2주 동안 매일 일기를 쓰도록 요청했다. 참가자들은 매일 저녁 그날 가장 스트레스를 받았던 사건과 당시 및 그 후의 대응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6개월 후 '감정수용자'들은 우울증과 불안감을 덜 느끼고 전반적으로 행복감을 더 느꼈다.

스트레스 등 나쁜 감정을 기록하고 그 감정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게 한 것은 일종의 ‘관찰하기’, ‘알아차림’의 행위이다. 그때 감정은 무의식에서 의식의 영역으로 옮겨온다. 그리고 약화하거나 사라진다. 붓다는 감정의 ‘첫 번째 화살’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그 감정의 실체를 지켜보면 ‘두 번째 화살’은 피할 수 있다고 한다. 즉 올라오는 감정은 어쩔 수 없지만 알아차리고 수용하면 감정이 일으키는 2차 피해는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3. 나쁜 감정일수록 적보다는 ‘친구’로 생각하기

한 실험에 따르면 괴로울 때 자신의 감정을 해롭다기보다 도움이 된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효과적으로 감정을 조절했다고 한다. 그들은 충격적인 영화시청과 같은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서 생리적 반응을 덜 보였다.

두려움은 기분 나쁠 수 있지만, 위험을 피하도록 네게 신호를 보내는 친구로 여길 수 있다. 지나치게 걱정이 많은 부모에게 그 걱정은 오히려 내 아이의 수호천사가 될 수 있다. 그 걱정이 길거리로 뛰어드는 내 아이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분노도 친구가 될 수 있다. 때로 분노는 우리의 목표나 안전을 위협하는 사람들에게 맞설 힘을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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