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사회적 농업’ 활동으로 돌봄‧일자리 얻는다

김남기 기자
  • 입력 2023.08.17 15:17
  • 수정 2023.08.1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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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배제된 이들을 사회 안으로 끌어안는 농업 실천"

[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사회적 농업은 농업활동을 통해 장애인 · 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돌봄·교육·일자리 등의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농촌 주민에게는 부족한 농업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를 통해 사회적 농업이 농업인과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는 농촌 공동체 활성화를 꾀하는 것이다.

사회적 농업 목표
사회적 농업 목표

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23 사회적 농업 포럼’에서 사회적 농업을 ‘사회적으로 배제된 이들을 사회 안으로 끌어안는 농업 실천’으로 설명한다.

김 연구위원은 농촌 주민의 일상생활을 ‘시스템 불능의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김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 1,169개 면(面)이 있는데 평균 인구가 4,000명 수준”이라며 “이런 지역에선 인구가 3,000명 정도로 줄면 약국이, 2,000명 정도 되면 식당이 사라지기 시작한다”고 했다. 실제로 농경연이 지난해 10월 내놓은 ‘인구감소 농촌지역의 기초생활서비스 확충 방안'에 따르면 인구감소 면 지역 가운데 병원이 없는 면은 2020년 기준 87.9%, 약국이 없는 면은 59.2%에 달한다.

농식품부는 2018년부터 사회적 농업 활성화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원사업은 크게 ▲‘지역서비스공동체’와 ▲‘사회적 농장’로 나뉜다. 2023년 기준 지역서비스공동체 30곳, 사회적 농장 92곳 등 모두 122곳이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농식품부가 정책을 총괄하고 농어촌공사가 홍보·판로·연구 등을 지원하는 식이다. 프로그램 운영비, 시설 개선 비용 등을 한 곳당 평균 6000만∼9000만원씩 지원한다.

횡성언니네텃밭 사회적 농장 텃밭활동. 사진=사회적농업 제공
횡성언니네텃밭 사회적 농장 텃밭활동. 사진=사회적농업 제공

▲지역서비스공동체 사업은 ‘농촌 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시스템 불능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다. 활동을 주관하는 ‘돌봄반장’을 필두로 농촌 주민, 경제·사회 서비스 제공 기관이 공동체를 구성해 활동한다.

인천 강화군 양도면에 있는 ‘진강산마을협동조합’은 지역서비스공동체 사업에 참여해 주거환경 개선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방충망이나 가스 안전콕, 엘이디(LED) 전등 교체가 대표적이다. 또 마을 내 홀몸 어르신들을 찾아가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지 생활 실태조사도 펼친다. 올해부터는 ‘찾아가는 미용실’ 사업 등 생활 인프라의 공백도 메우고 있다.

농산물무인판매가게 청개구리가게. 사진=노광훈 진강산마을협동조합 돌봄반장 제공
농산물무인판매가게 청개구리가게. 사진=노광훈 진강산마을협동조합 돌봄반장 제공

충남 당진시 정미면과 대호지면에서 활동하는 사회적협동조합 ‘좋은 이웃’은 농촌의 복지 사각지대를 메우는 데 앞장서고 있다. 주민들을 직접 찾아 실태조사를 하고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을 발굴하는 식이다.

이정원 좋은 이웃 대표는 “가난해도 자녀와 함께 거주해 복지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등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을 찾아 안부와 건강을 묻고 다른 기관과 연계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가뫼물 노인대상 돌봄프로그램. 사진=사회적농업 제공
가뫼물 노인대상 돌봄프로그램. 사진=사회적농업 제공

▲사회적 농장사업은, 농업 활동이 취약계층과 사회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경남 고성 ‘예쁜마을 사회적협동조합’은 매일 14명의 정신장애인이 와서 농사를 짓는다. 이들은 스피어민트·국화 등을 재배하고 꽃차를 만든다. 인근 지역 농가에 방문해 감자 재배 등을 돕기도 한다.

이곳에서 일하는 이혜영 씨는 “농작물이 잘 자라지 않을 때는 속상하지만, 잘 자랄 때는 힘이 난다”며 “일하고 번 돈으로 어머니께 한 달에 20만원의 용돈도 드린다”고 말했다.

김명주 예쁜마을 사회적협동조합 대표는 “농장을 운영하며 가장 큰 장점은 지역사회와의 접점이 늘었다는 것”이라며 “당사자(장애인)들과 지역사회의 경계선이 흐려지는 걸 볼 때 가장 감사하다”고 했다.

‘2023년 경북 사회적 농업 설명회’. 사진=경북도 제공
‘2023년 경북 사회적 농업 설명회’. 사진=경북도 제공

경북도의 ‘사회적 농업 활성화 지원사업’은 농촌의 다양한 사회적 가치 확대를 위해 사회적 농업 실천조직인 ‘사회적 농장’과 ‘지역 서비스공동체’에 사회적 농업 활동 프로그램 운영비, 네트워크 구축비, 시설개선비 등을 5년간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경북도는 8월 16일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도, 사회적 농장 관계자, 사회적 농업 실천 희망농가, 시군 담당공무원, 관련 전문가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3년 경북 사회적 농업 설명회’를 마련했다.

구미 ‘한우리글로벌협동조합’의 마을주민 및 고령자 등과 함께하는 지역 서비스 공동체 활동 프로그램과 경산 ‘바람햇살농장’의 발달장애인 대상 영농재활 및 어르신 치매예방 프로그램 소개 등 사회적 농업의 우수 실천 사례도 공유했다.

특히 경산 힐링공유팜을 경북 내 사회적 농장과 지역 서비스공동체를 연결하는 중심기관인 거점 농장으로 지정해 경북 사회적 농업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김주령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최근 공동체 가치를 활용한 사회적 농업이 농촌 고령화 및 인구 과소화에 대응하고, 농촌지역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이번 설명회를 통해 공유된 우수사례와 내용들을 바탕으로 농촌이 사회적 약자들을 포용할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 농업을 확산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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