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리빙랩포럼①] 과학기술 기반 돌봄사회 구현의 실험과 과제...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남기 기자
  • 입력 2023.12.01 16:52
  • 수정 2023.12.0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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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돌봄사회 구현을 위한 돌봄 리빙랩 네트워크 2차 포럼 ‘소(小)소(昭)하게’가 11월 22일 진행됐다.

포럼의 첫 발제를 맡은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학기술 기반 돌봄사회 구현의 실험과 과제’를 주제로 각개약진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과학기술혁신과 서비스혁신의 융합, 당사자와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새로운 복지·돌봄혁신 전략과 정책 방안을 제시했다.

성 선임연구위원은 과학기술혁신과 서비스혁신의 융합 여부, 당사자들의 역량 강화와 관계 형성 여부를 중심으로 사례발표를 했다.

또한 성 선임연구원은 ▲과학기술과 서비스혁신을 통합하기 위한 복지·돌봄 도전 과제 해결에 초점을 둔 임무지향적 혁신프로그램의 추진 ▲돌봄 당사자 및 관련 전문인력의 주체화 및 역량 강화 ▲시스템 전환의 전망 설정과 전환실험으로서의 복지·돌봄 프로젝트 추진 필요성을 강조했다.

본기사는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발표내용을 발췌 정리한다.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과학기술 기반 돌봄사회 구현의 실험과 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촬영=김남기 기자

과학기술 기반 돌봄사회 구현의 실험과 과제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지속가능한 돌봄사회로의 전환이 사회·산업·국가적 과제로 등장했다.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는 1인 가구 증가, 여성 경제 참여 증가로 사회·기술시스템의 전환기를 맞았다.

이런 시점에 과학기술을 활용한 사회복지와 돌봄서비스의 고도화가 강조되고 있고, 여러 노력들을 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능감을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복지·돌봄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파편적·분절적으로 진행, 관련 법령·제도의 미흡, 복지체계 및 공공구매제도와의 연계부족, 현장조직의 수용 부족 등으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각개약진하고 있는 과학기술혁신과 사회혁신을 융합하는 새로운 돌봄혁신 전략이 필요하다. 과학기술 기반 돌봄사회 구현을 위한 문제점과 사례를 분석하고 새로운 돌봄혁신 전략 및 과제 제시한다.

문제해결형 중심의 연구개발사업. 그래픽=성지은 선임연구위원 제공

복지·돌봄정책의 변화
재가 돌봄 수요 증가 ‘스마트 돌봄 대응’

‘내가 살던 곳에서 편안하게 노후를 보내야 한다’는 의식이 보편적으로 자리잡으면서, 요양원 등 돌봄시설을 탈피하고, 집에서 요양을 하는 재가 돌봄 수요가 재산의 유무에 관계없이 증가하고 있다.

고령사회가 되면서 경제·사회·정서적 격차는 심화하고, 사회서비스 재정, 인력부족 등이 만성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디지털 기술을 통한 돌봄서비스를 모색하는 중이다.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스마트 돌봄서비스는 ICT, IoT, AI스피커 등을 통한 위험 알림과 생활관리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사용자 관점의 편의 기능이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지자체별로 재원조달, 기기 성능, 서비스 질 등의 편차가 심하다.

또한 복지부는 수요자 중심 돌봄로봇 및 서비스 실증 연구개발사업을 시행중이다. 이 사업은 초고령사회 대비 기술 기반 돌봄을 위한 돌봄로봇을 통해 고령자의 일상생활 보조 및 자립 지원, 돌봄자의 돌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시하고 있다. 사업기간은 2023년부터 2027까지 5년간 실시되며, 예산은 약 250억원을 투여한다.

인공지능(AI) 반려로봇 고령자가 사용법을 익히고 있다. 사진=구미시 제공<br>
인공지능(AI) 반려로봇 고령자가 사용법을 익히고 있다. 사진=구미시 제공

복지·돌봄 혁신 트렌드

북유럽 중심으로 복지기술 개념이 확산하고 있다. ICT와 같은 기술 기반 사회서비스가 발전하면서, 양로원‧요양원 시설에서는 돌봄을 넘어 지역사회 통합돌봄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한 대안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런 기술개발과 함께 돌봄·복지서비스를 바라보는 관점이 고령자를 돌봄의 객체에서 서비스를 공동창조하고 생산하는 주체로 보는 새로운 시각으로 변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ICT·IoT·AI 등 과학기술을 활용한 복지·돌봄혁신이 강조되면서 고령자 일상생활과 안전 지원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R&D사업도 취약계층 돌봄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실용화 중심의 기술개발을 지원한다.

복지·돌봄 혁신 문제점

과학기술을 이용한 돌봄은 문제해결성을 지향하고 있으나, 기술공급자 주도형 사업 추진, 인증·허가·규제 등 법·제도 문제 등의 한계가 있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시도하고 있으나 공동창조를 위한 주체화의 관점이나 역량 강화를 위한 활동이 미흡하다.

과학기술과 서비스 혁신의 융합이 단발성의 단기 정책이나 R&D사업으로 시스템 전환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전환이라는 장기적 비전을 기반으로 정책연계 및 융합이 필요하다.

돌봄의 대상이자 당사자가 지역사회의 다른 주체들과 관계망을 형성하고, 삶의 주체로서 자립하여 사회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강화를 해야 한다.

복지·돌봄혁신 유형별 사례

A 유형_과학기술중심 혁신 사례

# KT 등 디지털 기업의 혁신활동

'AI One Team' 서밋,&nbsp;대한민국 AI의 미래 방향성을 논의. 사진=KT 제공&nbsp;<br>
'AI One Team' 서밋, 대한민국 AI의 미래 방향성을 논의. 사진=KT 제공 

2020년 KT는 산·학·연 10개 기관이 협력해 ‘AI One Team’을 출범했다. AI 기술이 적용된 AI 스피커, 로봇 등을 활용해 소상공인과 노인을 돕는 등 국내 사회문제 해결 활동을 진행한다.

2021년 광주와 연계한 돌봄서비스는 대전, 부산, 나주 등으로 확대됐고, 이 외에도 케어로봇 ‘다솜이’ 등을 활용해 취약계층을 위한 서비스를 확대 운영하고 있다.

ICT 기반의 다양한 복지 서비스가 개발되고 있으나, 기술공급자 중심의 서비스 제공과 기술·기기에 대한 신뢰 부족, 관련 제도 구축 미비로 실질적 효과 측정의 어려움을 겪는다.

# ICT 사랑방, 카페 ‘행복하이’

ICT 사랑방, 카페 ‘행복하이’ 개관식. 사진=이천시 제공

카페 ‘행복하이’는 이천시와 SK하이닉스의 후원 민관협력사업으로 지역사회 고령자를 위해 마련된 공동공간을 ’20년~‘21년에 걸쳐 마련됐다. 카페 행복하이는 40여 평의 공간에서 노인들이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곳에 다양한 ICT 기기들이 구축되어 있는데, 커피를 만드는 로봇인 하이브로, 스케치 그림을 2D‧3D로 구현해 주는 스케치 아쿠아리움 등이 있다. 추후 병원이나 지역 보건소 등과 연계하여 돌봄서비스가 구현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카페 ‘행복하이’는 ICT기기 교육과 체험을 통해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고 노인층의 소외 및 사회문제를 예방한다. 또한 ICT 기반의 돌봄서비스 역할을 체계화하고 강화하는 것을 지향한다. 하지만, ICT 콘텐츠의 부족으로, 지속가능한 기술개발이 필요로 하다.

# 국립재활원 보조기기 ‘열린플랫폼’

국립재활원, 장애인용 게임‧그림 보조기기 기술이전 상용화. 사진=보건복지부 제공<br>
국립재활원, 장애인용 게임‧그림 보조기기 기술이전 상용화.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국립재활원의 보조기기 열린플랫폼은 2020년~2023년까지 수행된 노인과 장애인 보조기기 연구개발사업의 성공적인 연구개발과 공유, 보급, 확산 등을 위해 개발된 플랫폼이다.

해당 플랫폼의 운영은 수요의 발굴, 사회적 가치실현 프로젝트 단계, 경제적 가치실현 프로젝트 단계 3단계로 진행한다. 이를 통해 보조기기의 연구개발과 산업화와 관련된 사람들의 네트워킹을 촉진하고 보조기기의 제작을 지원한다.

하지만, 많은 예산을 투여했음에도, 초기에는 의욕적으로 사업에 몰입했지만, 운영진의 관료적인 성향의 진행으로 그 성과는 미미하게 마무리됐다.

B 유형_과학기술+사회서비스 통합 혁신 사례

# 광주광역시 서구 ‘AI 지능형 통합돌봄케어모델 구축’ 사례

데이터통합 관리시스템. 그래픽=광주 서구청 제공<br>
데이터통합 관리시스템. 그래픽=광주 서구청 제공

‘AI 지능형 통합돌봄케어모델’ 사업은 개별적으로 추진되었던 돌봄서비스 데이터를 통합관리시스템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이 사업은 지자체 부서마다 분산돼 있는 인공지능(AI) 돌봄사업 현황·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연계·운영하고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 제공한다.

데이터의 통합은 돌봄 대상자의 건강‧일상생활 패턴을 이해하고, 부서 간 소통·협업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분리 진행된 AI와 ICT 활용 복지·돌봄서비스 개선 활동과 서비스 혁신 중심의 지역사회 통합돌봄 서비스가 효율적으로 운영하게 됐다.

이후 이 모델은 이후 ‘광주다움 통합돌봄’ 사례로 확대되어, 소득·재산·연령·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신청할 수 있는 보편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또한 시민 누구나, 돌봄이 필요할 때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빈틈없는 전 생애주기별 서비스를 받게 됐다.

C유형_사회서비스중심 역량강화·관계형성 혁신 사례

성남시니어산업혁신센터의 ‘한국시니어리빙랩’

한국시니어리빙랩 구성도. 그래픽=성남시니어혁신센터 제공
한국시니어리빙랩 구성도. 그래픽=성남시니어혁신센터 제공

100세 시대에 정부와 기업은 시니어관련 맞춤형 제품제작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성남시니어산업혁신센터는 2008년 개원 이래 국내 고령친화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업지원단을 운영해 시니어 비즈니스를 위한 실질적인 기업지원 체계와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전국 지자체 최초로 고령친화기업 실태조사를 진행하여 고령친화기업을 발굴하고, 기업의 니즈를 파악해, 맞춤형 기업지원을 진행한다.

성남시니어산업혁신센터와 협력 기업들은 시니어리빙랩을 시작하면서, 제품개발 관점을 ‘기업‧연구자‧기업서포터’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바꿨다. 소비자 중심으로 하는 오픈이노베이션이 등장했다. 결국, 타깃이 되는 시니어 소비자가 얼마나 시험에 참여하느냐가 초점이었다.

시니어 리빙랩의 핵심은 기업과 시니어의 상생‧협력이 모티프였다. 시니어가 자기가 먼저 주체적으로 나서서 만드는 것. 그렇게 함으로써 시니어는 자기가 필요한 것을 쓰고 말하는, 소비자이자 개발의 주체가 되어 경력과 경험을 쌓는 것이다. 결국 시니어의 자존감도 높아진 것이다.

지금은 500명 이상의 시니어평가단이 구성되어 고령친화 기술 및 서비스 개발에 직접 참여하거나 아이디어에서 제품화 전 과정에 참여하여 제품의 안전성, 유효성, 경제성 등을 평가하고 있다.

# 성미산 마을돌봄 리빙랩

성미산마을 선배시민 망원동 마을쉼터 플래시몹. 촬영=김남기 기자&nbsp;<br>
성미산마을 선배시민 망원동 마을쉼터 플래시몹. 촬영=김남기 기자 

성미산 마을은 공동육아활동을 추진하면서 교육·주거·문화 등 여러 영역에서 사회서비스를 공동생산하고 있다. 성미산 마을돌봄 리빙랩은 2022년 9월 출범했으며, 성미산마을 시민사회조직과 전문조직이 협업하여 돌봄 솔루션을 ‘공동창조’하는 리빙랩 방식을 도입했다.

돌봄 솔루션을 전문조직과 마을 공동체(마을 활동가, 노인)가 함께 만들어 가는 시민주도의 사회혁신 사업을 마을에서 만들어 갔다.

성미산마을의 돌봄리빙랩의 전환은 ‘일방적 돌봄이 아닌 상호돌봄’, ‘내가 할 수 있을 때 돌보고 필요할 때 받는다’, ‘물질이 아니라 마음이나 따뜻한 손길도 돌봄이다’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청춘살롱’ 활동은 지역에 있는 어르신 누구나 함께 와서 어울릴 수 있는 문화 놀이터이다. 지역의 유휴 공간, 낮에는 운영하지 않는 호프집이나 커뮤니티 공간에서 지역의 어르신들과 마을 주민들이 함께 만나서 신체적, 정신적 건강 프로그램들을 함께하면서 관계를 맺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성미산마을 선배시민은 시민의 권리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마을주민을 위한 마을쉼터 공간 마련을 위해, 구청에 한목소리를 내보는 행동인 ‘플래시몹’을 실시했다.

# 중원노인종합복지관의 선배시민 사업

성남 선배시민 JWBC 동아리 방송중 '나도 기자, 나도 앵커'. 사진=중원노인종합복지관 제공<br>
성남 선배시민 JWBC 동아리 방송중 '나도 기자, 나도 앵커'. 사진=중원노인종합복지관 제공

중원노인복지관은 2007년 개관해서 2012년부터 선배시민 실천을 11년째 진행하고 있다. 선배시민이란 노인이 우리사회의 시민으로서, 시민권이 권리임을 자각하고 공동체에 참가하면서 후배시민과 함께 공동체를 돌보고자 하는 주체적인 노인을 말한다.

선배시민론은 현재 전국 노인복지관으로 확산하여 300여 곳의 노인복지관에서 만 천여 명의 노인들이 함께하고 있다. 중원노인복지관에는 20개의 선배시민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고, 선배시민을 ‘위하여’가 아니라 선배시민과 ‘함께’ 선배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활동한다.

선배시민은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 공간을 주변 지역의 상가들과 함께 관심을 두고 관리할 방안을 위해 실험했다. 선배시민과 지역주민이 쉴 수 있는 공간 조성, 복지관 행사 소통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불법 주정차 및 쓰레기 투기 공간을 새로운 공간(포켓공원) 활용했다. 복지관의 버려진 공간을 활용하여 복지관 홍보 및 포토월, 휴식 공간 변화를 이끌었고, 열린중원문화광장을 어르신 및 지역주민이 상시운동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활용했다.

D 유형_과학기술+사회서비스 통합 혁신 사례

# 대전 민들레의료사협의 과학기술+사회서비스 융합

&nbsp;주민참여 건강반 활동 '건강의달인'. 사진=민들레의료사협 제공&nbsp;<br>
 주민참여 건강반 활동 '건강의달인'. 사진=민들레의료사협 제공 

대전 민들레의료사협은 2002년에 설립된 지역주민이 협동조합 형태로 만든 의료기관으로 설립됐다. 환자를 치료 목적이 아닌 건강반 모임을 운영하면서 지역주민을 조직화하고 건강관리까지 담당하는 사회적경제조직이다.

주민건강공동체로 조합원의 참여가 활성화되면서 민들레의료사협은 리빙랩 운영에 필요한 조직화한 사용자 그룹을 갖추었다. 과기부, 산업부 등 관련 사업을 함께 진행하면서 민-관 협력을 통한 지속가능한 통합돌봄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대전 민들레의료사협의 통합돌봄 사업에 관한 내용은 기획연재 2편에서 자세히 다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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