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반격] 시니어와 청년의 어울림 ‘뮤지컬’프로젝트...대전 ‘대덕구공동체지원센터’편

김남기 기자
  • 입력 2021.06.16 18:10
  • 수정 2021.06.2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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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은 ‘뮤직과 로컬을 잇는다’의 약자이다

[시니어와 청년의 어울림 ‘뮤지컬’프로젝트]

대전 ‘대덕구공동체지원센터’편
(대덕구공동체지원센터에서 뮤지컬 워크숍에서 노래연습중인 팀원들. 촬영=김남기 기자)
대덕구공동체지원센터에 저녁이 되자, 하나, 둘 연습실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20대 청년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노래연습을 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이들은 간식을 서로 나누며, 웃고, 떠들며 한주간의 에피소드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무엇이 이들에게 세대를 뛰어 넘어 친구처럼 만들었을까?

[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나우’(나를있게하는우리) 프로젝트는 매년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분들과 노래를 만든다. 올해 프로젝트는 ‘뮤지컬’ 즉, ‘뮤직과 로컬을 잇는다’의 약자이다. 하나의 작곡된 멜로디로 각 지역의 뮤지션과 마을공동체사람들이 함께 지역의 특성에 맞는 가사와 노래를 만들고 있다. 현재 서울·대구·광주·대전 등 지역의 뮤지션과 마을공동체가 노래를 만들고 있다.

 

뮤지컬프로젝트 포스터

오늘 만날 이들은 바로 ‘나우’(나를있게하는우리)에서 만든 ‘뮤지컬’프로젝트에 대전지역 참가자들이다.

대전지역 뮤지션으로 활동 중인 임일규리더와 마을창작자들이 ‘뮤지컬’프로젝트를 위해 모였다. 하나의 멜로디에 자신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노랫말과 편곡을 위해 매주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오늘은 워크숍 마지막 날로, 다음 주에는 각자 자신이 담당한 노랫말을 녹음하는 날이기에 더욱 연습에 몰입했다. 노래와 댄스가 함께 발표되어, 뮤직비디오에서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대덕구공동체지원센터 ‘뮤지컬’ 워크숍에서 연습중인 팀원들의 수다를 들어보겠다.

나에게 ‘뮤지컬’이란?

임일규(뮤지컬 대덕구공동체팀 리더)

(뮤지컬 대덕구공동체팀 리더 '임일규'. 촬영=김남기 기자)

'설렘'이다
올해 초에 페이스북 통해서 ‘뮤지컬’을 기획하고 있다는 것을 연락을 받게 되고,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나우(나를있게하는우리) 사무국과 사전 인터뷰를 하게 되면서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이 프로젝트를 하면 올 한해 너무 재밌고 풍성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올해 초엔 제가 우울감이나 답답함이 많았는데, 워크숍을 마치고 집에 가면, 아내가 “오빠 표정이 너무 좋아 보여, 행복해 보인다”고 하더군요. 진짜로 힘을 많이 얻고 갔어요.

이재형(대덕구공동체 ‘뮤지컬’ 팀원)

(뮤지컬 대덕구공동체팀 '이재형'. 촬영=김남기 기자)

'웃음' 그리고  '미모'다
저는 사실 성대결절이 있어요. 노래를 부르는 것을 좋아 했는데요. 성대결절이 있어도, 가사를 쓰는 일도 할 수 있다고 해서 참석했어요. 항상 여기에 오면 웃다가 가요. 저는 특히 모임에 미모 담당을 하고 있습니다.(웃음)

황선업(대전 대덕구 공동체 뮤지컬팀원)

(뮤지컬 대덕구공동체팀 '황선업'. 촬영=김남기 기자)

'노래 공동체'다
우리가 지역사회에서 서로 소통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특히 음악으로 서로를 이어주는 활동은 한 번도 경험이 없었어요. 그래서 문화, 예술을 통해서 지역사회의 공동체성을 갖고 싶어 참여했습니다.

나이는 변명에 불과하다! “라떼는 말이야”가 뭔말이야~

황선업 : 저는 어린애들 하고 지내고, 노년층 하고도 지내기 때문에, 나이는 평소에 생각을 안 해서 그런지, 나이 차이 같은 거는 참여하면서 못 느꼈습니다.

이재형 : 젊은 분들이 세대 차이를 느끼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황선업 : 이재형님은 젊지 않나요?

이재형 : 어머 감사합니다. (웃음) 함께하는 리더와 모든 사람들이 “왜 저런 말을 하지?”라는 분위기보다는 서로 “그거 괜찮다 이것도 한번 해 볼까요”라고 긍정적으로 모두가 수용해주는 분위기가 참 좋았어요. 그런 분위기 때문에 세대차이 없이, 우리는 그냥 다 동년배 같은 시각으로 함께해서 더 즐겁고 행복했어요.

임일규 : 워크숍 진행하다 보면, 이렇게 나이 있으신 분들이 혹시나 불쾌하지 않을까 “라떼말이야~“ 라는 말을 듣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요. 모두들 나이를 잊고 함께 노래에 전념했어요. 모두가 호칭도 통일 했거든요. 이름에 ‘님’만 붙여서 서로 부르기로 했어요.

한 주간의 삶을 서로 공유하다

(한 주간의 에피소드를 발표하는 팀원들. 촬영=김남기 기자)
(한 주간의 에피소드를 발표하는 팀원들. 촬영=김남기 기자)

뮤지컬 워크숍 때마다 뮤지컬 팀원들은 지난 일주일 동안 있었던 얘기를 서로 나눈다. 이미 오랫동안 만난 지인처럼 스스럼없이 솔직한 얘기들을 한분씩 털어 놓았다.

# ‘전원주택’ 에피소드

전원주택에 대한 로망이 있어, 주말에 아는 지인분이 유성에 있는 전원주택을 방문했어요. 한참을 시골로 들어가 겨우 추택에 도착해 집을 둘러보고, 차를 한잔 마시는데 뱀이 한 마리 옆으로 지나더군요. 그 이후로 전원주택의 로망은 접었습니다. (웃음)

# ‘프랑스 요리’ 에피소드

요즘 프랑스 요리에 빠져서 어제 집에서 해봤어요. 그런데 프랑스 음식이 “그냥 하는 게 아니구나” 느꼈어요. 요리하는 과정이 쓸고, 자르고 굉장히 힘든 과정을 거쳐야 했어요. 그래도 앞으로 열심히 프랑스 요리를 공부해 보겠습니다.

# 다문화 아이들을 위한 제주도 힐링캠프 에피소드

저는 아이들 돌보는 일을 하고 있는데, 그중에 8개국 다문화 아이들을 돌보고 있어요. 그중에 시리야 난민아동들은 내전의 겪으면서, 전쟁트라우마가 있어요. 이 아이들에게 심리 상담을 했었는데, 한국어를 못해 처음엔 힘들었어요. 또, 해외에서 출생하고, 엄마는 한국으로 재혼해서 오랫동안 떨어져 지내다가 한국에 오는 아이들 많아요. 이런 아이들은 분리불안의 트라우마가 있는 거예요. 이 아이들을 데리고 제주도 힐링캠프를 했어요. 아이들이 마음껏 놀고, 맛있는 것 많이 먹자, “제주도에서 살고 싶다”고 하더군요.

6월 말에는 우리 아이들 중에 아빠가 일찍 돌아가신 아이들을 데리고, 제주도 힐링캠프를 합니다. 여행의 추억을 통해 앞으로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을까?(울음) 제주도 여행을 통해 아이들이 힐링이 되었으면 해요. 굉장히 힘들지만 보람된 일이었어요. 

('뮤지컬' 워크숍에서 노래와 춤을 연습하고 있다. 촬영=김남기 기자)

대덕구공동체에 모인 뮤지컬프로젝트 워크숍에 모인 팀원들은 때로는 웃고, 때로는 눈시울을 붉히며, 자신의 삶의 희노애락을 풀어놓으며, 힐링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젠, 노래 연습시간이다. 다음 주 스튜디오 녹음을 앞두고 모두 상기된 표정으로 율동에 맞추어 노래를 불렀다.

대전 대덕구에 불어오는 ‘뮤지컬’의 바람은 광주 찍고, 대구 찍고, 서울을 돌아 올 하반기면, 우리들 곁에 찾아 올 것이다. 완성된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기대한다.

뮤지컬(뮤직과 로컬을 잇는다)의 정신인 “음악으로 만들어 가는 포용사회”가 되길 기원한다.

뮤지컬 워크숍에 참가한 팀원들과의 인터뷰와 신나는 노래와 춤을 함께 감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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