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 예방②] 1인 가구 외로움, 하루 15개 담배 만큼 해로워...서울시 1인가구 실태

김남기 기자
  • 입력 2023.08.08 15:18
  • 수정 2023.08.1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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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의 외로움 및 사회적 고립 실태와 대응 전략’...서울시 사례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사회적 고립과 고독사 등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고 이러한 맥락 속에서 외로움은 사회적 질병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래서 영국 조콕스 재단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 15개의 담배를 피우는 것만큼 해롭다고 알려져 있고, 이 외로움이나 사회적 고립이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도 상호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독사의 주원인은 1인 가구의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을 들 수 있다.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 위험 요인을 사전에 파악하기 위한, 실태조사와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고독사 예방을 위해 지난 5월 18일 정부는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23~’27)을 발표했다. 기본 계획의 주요 과제에 대해 전문가 및 사회복지 종사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효과적인 정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은 7월 18일 ‘제1차 사회적 고립 및 고독사 예방포럼’을 개최했다. 이 포럼에서는 ‘생애주기별 사회적 고립 위험요인 및 대응방안’을 주제로, 전문가들이 청년과 노인의 사회적 고립 위험요인 및 실태를 설명하고 대응 방안을 제안했다. 이어서 지방자치단체 담당자 및 사회복지관 종사자의 현장 사례 소개를 중심으로 종합토론을 진행했다.

김성아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 사진=사회적 고립, 고독사 예방 정책 포럼 유튜브 
김성아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 사진=사회적 고립, 고독사 예방 정책 포럼 유튜브 

[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먼저, 이날 발제한 내용 중 ‘1인 가구의 외로움 및 사회적 고립 실태와 대응 전략’ 서울시 사례를 중심으로‘를 발췌 정리한다.

김성아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인 가구의 외로움 및 사회적 고립 실태와 대응 전략’ 서울시 사례를 중심으로 발표했다. 발표 자료는 우리 서울연구원에서 22년도에 수행한 연구 과제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구성했다.

1인 가구, 10가구 중 3가구 → 2050년 10가구 중 4가구

빠른 고령화와 늦어지는 결혼, 출산율 감소 그리고 이혼율 증가와 함께 1인 가구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가구 형태이자 주된 가구 형태가 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 가구는 2000의 15.5%에서 2020년에 31.7%로 급격하게 증가했고, 2050년에 이르면 39.6%로, 1인 가구가 10가구 중 4가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은 우울함이나 자살 생각 등 정신건강 문제와 연관성이 높고, 서로 시너지를 일으켜서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 그런데 1인 가구의 생애주기나 삶의 모습에 따라서 사회적 고립의 강도와 관련 요인 등이 이질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성별에 따라서 세대별로 그리고 소득 수준별로 굉장히 이질적인 특성을 보인다.

성별 연령별 사회적 고립도. 자료=서울연구원 제공
성별 연령별 사회적 고립도. 자료=서울연구원 제공

1인 가구 정신 건강 실태조사 없어

그동안 1인 가구의 외로움이나 사회적 고립, 정신 건강을 엮어서 실태를 파악한 연구가 없었다. 1인 가구의 규모와 실태를 알 수 없어서 지원이 필요한 대상을 규정하기가 어렵고, 1인 가구의 이질성에 따른 유형이 파악되지 않아서 맞춤형 대응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서울시의 1인 가구 실태조사는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실태를 분석하고 유형화했다. 양적 조사로 파악하기 어려운 주거, 경제, 사회적 관계망을 조사했고, 인터뷰를 통해 질적 조사했다. 또한 자치구 1인 가구 센터장과 관계자 간담회를 거쳐서 현재 대응 현황의 문제점을 파악했다.

1인 가구 지원센터장과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서 사회적 고립 대응 현황의 문제점을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외로움과 고립을 측정하기 위한 표준화된 도구가 부재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기관마다 개별적으로 개발한 툴을 활용해서 진단하고 있는 것이 문제였다. 따라서 맞춤형 문제 위험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이 되지 않기 때문에 사회적 처방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1인 가구의 외로움 및 사회적 고립 실태 분석 유형화

조사대상은 20세 이상 서울시 거주 1인 가구 3,079명을 성별, 연령별, 권역별 비례할당해서 대면조사 한 자료를 분석했다.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관계.  자료=서울연구원 제공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관계. 자료=서울연구원 제공

조사결과 서울시 1인 가구 중에 외로움을 느끼는 비율은 62.1%이고,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태인 사람이 13.6%이며, 외로움 안에 고립이 포함된 모양새로 나타났다.

남성 중의 13.3%가 고립되어 있으면서 외로움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외로움도 많이 느끼고 사회적으로 고립된 비율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별로 보면, 중장년에서 사회적 고립 비율과 외로움을 느끼는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혼인상태별, 소득수준별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비율. 자료=서울연구원 제공
혼인상태별, 소득수준별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비율. 자료=서울연구원 제공

기혼한 사람 중에 거주지를 분리한 일명 ‘기러기’와 별거한 1인 가구에서 사회적 고립 비율이 높았다.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군에서 외로우면서 사회적으로 고립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와 성별과 혼인 상태를 함께 고려해서 살펴보면, 사별, 이혼, 별거한 중장년 남성에서 고립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 건강 문제까지 확대해서 보면, 1인 가구 중의 7.6%가 우울증이 있고 0.7%는 자살을 생각한 경험이 있다. 자살 생각과 우울증의 정신건강 문제를 가진 군은 외로움 안에 포함되며, 고립이나 정신건강 문제의 기저에는 외로움이라는 정서적 감정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회적, 정신적 건강문제에 따른 유형별 대응방안

1인 가구 사회적, 정신적 건강문제에 따른 유형. 자료=서울연구원 제공
1인 가구 사회적, 정신적 건강문제에 따른 유형. 자료=서울연구원 제공

외로움군

외로움군은 1인 가구 중 45%를 차지하고, 비경제활동 인구나 실업자, 저소득층 비율이 높다. 1인 가구 지원프로그램을 원하지만, 기회가 없는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은 외로움에도 스스로 적극적으로 대처하려고 노력한다.

따라서 외로움군은 사회관계망 형성지원과 실업자를 위한 경제자립지원을 연계할 필요성이 높다.

고립군

고립군은 1인 가구 중 10%를 차지하고, 중장년 비율이 높다.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문제를 안고 있는 군이다. 직업적으로 블루칼라 비율이 높으면서 역시 저소득층 비율이 높다.

외로움군과 달리 외로움에 소극적으로 대처한다. 그래서 여가생활도 소극적이고, 대신에 스스로 돌보려는 욕구가 높다. 그래서 최소한의 사회적 관계망 형성을 지원하되, 건강관리를 스스로 돌볼 수 있는 관리를 지원할 필요하다.

외로움우울군

외로움우울군은 1인 가구 중 5%를 차지하고, 노년층 비율이 높다. 직업은 관리 전문직과 실업자 비율이 높고, 저소득층 비율이 높다. 이들은 공유주택 거주 의향도 높고, 경제적 어려움을 크게 느끼고, 신체 건강이나 정신 건강 수준도 낮다. 그래서 경제적 지원 연계와 건강관리 지원이 필요하다.

고립우울군

고립우울군은 1인 가구 중 3%를 차지하고, 여성 비율이 높다. 이들은 복합적으로 문제를 앓고 있다. 다른 군과는 달리 소득 수준과 중고소득층 비율이 높고, 직업은 전문직과 화이트칼라 비율이 높다. 고립우울군 여성 비율이 높아서 안전 욕구가 있고, 스스로 전문상담 수요가 높다. 따라서 전문상담 기회를 제공하고 안전과 고립 방지를 지원할 기회가 필요하다.

사회적 외로움 고립 유형에 따른 맞춤 솔루션 필요

1인 가구 사회적, 정신적 건강문제에 따른 유형 
1인 가구 사회적, 정신적 건강문제에 따른 유형 

첫 번째로 외로움은, 경제적 취약과 관련성이 높다.

외로움과 경제적 취약성 중 어느 것이 선행 요인인지 파악이 어렵다. 외로움이 먼저여서 경제적 취약을 유발했는지, 경제적으로 취약한 상황이 외로움을 유발했는지 확답을 내릴 수는 없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상태 자체는 외로움의 감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경제적으로 취약한 외로움군은 경제자립 정책을 연계하고 저비용으로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는 환경조성을 해야 한다.

두 번째로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여부에 따라 대처하는 방식의 차이가 나타난다.

정서적으로만 어려움을 느끼는 외로움군은 스스로 적극적으로 대처한다.

사회관계망의 질이 떨어지는 고립군은 스스로 돌보기 위한 의지가 높게 나타났다. 외로움에도 대처하지 않거나 혼술, 혼밥 등으로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관계망이 결여된 고립군이 외로운 군보다 더 중첩된 문제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처 방식의 소극적인 것은 이분들이 나중에 더 문제가 심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한다.

따라서 고립군은 사회적 관계망 형성을 위한 기회 제공받으면서 스스로 여가 활동을 하거나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는 사업을 연계할 필요성을 가지고 있다.

세 번째로 외로움, 사회적 고립과 정신건강 문제를 복합적으로 가진 고립우울군은 마음검진과 상담을 필요로 한다.

고립우울군은 사회관계망 형성 정책의 필요보다는 마음 검진과 상담에 대한 수요가 높다. 이들은 타인과의 관계형성을 통한 해결보다는 전문적인 진단과 상담에 대한 욕구가 더 높다.

네 번째로 가장 중첩된 문제를 가진 고립우울군에서 다른 군과는 달리 중고소득층 비율이 높다.

전통적으로는 사회정책의 대상이 저소득층에 국한되어 있는데, 이런 1인 가구의 고립과 외로운 문제의 대상은 누구나 될 수 있다. 문제의 위험 요인에 따라서 대응 전략이 맞춤형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내포한다.

저소득층에는 공공이나 지역 복지시설 등을 통한 사회적 안전망이 존재하는 데 반해, 중고소독 1인 가구의 경우 사회보호대상이 아니므로 스스로 구축한 경제적 심리적 인적 지지체계가 없다면, 사회적 고립과 심리적 위기 상태에 오히려 더 취약할 수 있다. 따라서 1인 가구에 대한 사회적 연결망과 심리적 지원은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이뤄져야 한다.

고시촌 1인 가구 인터뷰...맞춤 정책 제안

질적 조사를 위해 조사대상자는 주거, 경제, 사회적 관계망 취약 1인 가구로 정했다. 조사를 위해 방문기관은 서울시 고시촌 ‘길벗사랑공동체 해피인’에서 운영 관리자 두 명과 1인 가구 20명을 인터뷰했다. 이곳은 관악구의 대학 고시촌으로 서울시에서 주거비가 가장 싼 곳이다.

고시촌 취약 1인가구(20명) 외로움과 사회적 거립관계
고시촌 취약 1인가구(20명) 외로움과 사회적 거립관계

비자발적 취약 1인 가구 밀집지역으로, 특히 남성, 중장년 1인 가구 비율이 높다. 이들은 의욕이 없고 외로움과 고립에 소극적으로 대처한다. 자치구나 1인 가구 지원센터 등을 통한 정책과 사업에 대한 체감도가 매우 떨어지는 상태였다. 그래서 지역성이 없기 때문에 지역사회나 1인 가구 지원센터 등에서 무엇을 하는지 관심을 두지 않았다.

방문기관 관계자는 이곳의 1인가구는 수동적이고, 비자발적인 특징이 있기 때문에, 지역 민간자원의 활용과 공동체 활용이 필요할 것이라고 의견을 주었다.

또한 관계자는 물리적인 거리도 가까운 것이 심리적인 장벽을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1인 가구들이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 제공이 필요하다. 그리고 고시촌의 지역 공동체 접근이 어려운 1인 가구의 발굴은 공공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의견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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