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이슈파이팅] 돌봄 품앗이 ‘돌봄거래소’..가족 돌봄에서 사회적 돌봄으로

김남기 기자
  • 입력 2023.08.23 13:56
  • 수정 2023.08.2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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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초고령사회 진입, 1인 가구 증가 등 가족유형변화로 가족돌봄은 한계이다. 경기도는 노인인구 200만 명을 초과했으며, 돌봄 필요도가 높은 80세 이상의 노인1인가구는 39.7%에 달하고 있다. 2050년에는 가구유형이 1인가구(39.6%), 부부가구(23.3%), 부부+자녀 가구(17.1%) 순으로 변화할 전망이다.

돌봄서비스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나, 돌봄을 받으려는 자는 선정조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돌봄을 받기 어렵다.

경기복지재단 복지이슈 FUCUS 7월호에 게재된 ‘돌봄거래소로 돌봄을 나누다‘를 중심으로 돌봄거래소의 사례를 소개한다.

돌봄거래소..돌봄의 틈새를 채우는 '돌봄서비스 플랫폼'

돌봄거래소는 돌봄이 필요할 때 손쉽게 돌봄을 주고받을 수 있고, 지역주민이 제공자이며, 이용자가 되는 서비스 이용 형태이다. 즉, 주민이 자발적으로 돌봄 서비스를 서로 주고받으며 공공돌봄서비스의 틈새를 보완하는 서비스이다.

공동체 운동의 하나인 타임뱅크를 활용하여 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하고자 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타임뱅크는 타인과 공공을 위한 개인의 모든 노동 행위를 1시간이라는 동일한 단위로 환산하여 주고받기 위해 세워진 기관을 의미한다.

가족 돌봄에서 사회적 돌봄으로 전환

초고령사회 진입과 1인 가구 증가는 가족 돌봄을 사회적 돌봄으로 전환 요구받고 있다. 전국의 고령화율은 2023년 3월 기준 18.3%, 1인 가구 비율은 2021년 기준 33.4%에 해당이다. 경기도는 고령화율 14.9% 1인 가구 비율 29.2%이다.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까지 시간이 있으나, 전라남도는 이미 25.2%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지역도 있다.

전국 1인 가구는 지속해 증가하여 2050년이 되면 39.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도는 고령화율은 상대적으로 낮으나, 이미 올해 노인인구 200만명을 초과했으며, 돌봄 필요도가 높은 80세 이상의 노인 1인 가구는 39.7%에 달한다.

가족유형의 변화로 1인가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사회적 돌봄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2020년 가구유형은 1인 가구(31.2%), 부부+자녀가구(29.3%), 부부가구(16.8%) 등의 순으로 많았으나, 2050년에는 1인가구(39.6%), 부부가구(23.3%), 부부+자녀가구(17.1%) 순으로 변화할 전망이다.

연도별 1인 가구 구성비. 자료=통계청<br>
연도별 1인 가구 구성비. 자료=통계청

남성 1인가구는 나이가 듦에 따라 비중이 감소하나 여성은 50대 이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어, 여성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지원정책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1인 가구의 53.9%가 몸이 아프거나 위급할 때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41.3%는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 이런 돌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데 상대적으로 취약한 1인 가구의 증가는 사회적 돌봄서비스 확대를 요구한다.

사회적 돌봄서비스 정책의 한계

우리나라는 노인인구와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다양한 돌봄서비스 정책이 개발·제공되고 있다. 노인돌봄서비스 정책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2008년)가 대표적이며, 지역사회 거주 지원을 위한 노인맞춤돌봄서비스(2020년), 지역사회통합돌봄사업(2019) 등이다.

경기도가 지원하는 카네이션하우스사업, 이동동행사업 등 돌봄사업과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AI친구만들기, 마을공동부엌 등이 있다.

장애인돌봄서비스는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이 있으며 각 장애인지원기관과 복지관에서 시행하는 서비스 등이 있다.

돌봄서비스 정책은 선정조건을 충족한 대상자에 제공되며, 전문적이고 지속적 서비스로 설계되어 있어, 돌봄 필요도가 높지 않거나 단기적·일시적으로 돌봄이 필요한 경우 이용에 한계가 있다.

돌봄서비스 이용을 위해서는 연령, 소득수준, 신체기능 정도 등 선정조건을 충족하여야 하고, 정해진 급여체계에서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의 양·횟수·시기 등이 불일치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러한 한계는 지역사회에서 계속 살아가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게 되어 지역사회의 문제를 지역사회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공동체 운동이 모색되고 있다. 공동육아와 공동돌봄을 운영하는 성북마을, 도시공동체 성미산마을 등의 사례가 있으며 돌봄영역에서는 커뮤니티케어를 예로 들 수 있다.

새로운 돌봄서비스 플랫폼

기존 돌봄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돌봄서비스 플랫폼이 운영 중이다. 공동체 운동의 하나인 타임뱅크를 활용하여 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하고자 하는 사례가 등장했다.

우리나라 타임뱅크의 시작인 2002년 구미요한선교센터의 사랑고리 운동은 공동협력생산의 원리에 기반하고 있으며, 구미시니어클럽, ㈜참살이 등으로 확장 중이다. 국내 사례에는 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2015년), 서울 시간은행(2022년) 등이 있다.

일본의 볼란티어포인트제도, 중국의 칭다오시·베이징시, 관저우시 난징시, 스위스의 세인트 갈렌시 등은 노인돌봄 타임뱅크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사례가 있다.

돌봄거래소 사례...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 일본의 볼란티어포인트, 서울 시간 은행제도

돌봄포인트 황용방법. 그래픽=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nbsp;<br>
돌봄포인트 황용방법. 그래픽=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 

#사례 1. 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

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은 만 65세 이상 노인에게 돌봄활동을 제공하면, 이를 돌봄포인트로 적립·관리하고 있다. 이후 본인·가족·제3자가 돌봄활동으로 돌려받는 제도로 2015년부터 운영 중이다. 돌봄대상자는 만 65세 이상 노인 중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외자 ▲적립(만

40세 이후)·기부받은 포인트가 100 돌봄포인트 이상인 자 ▲전문가(사회복지사, 돌봄코디네이터 등)가 돌봄활동이 필요하다고 추천한 자이다.

돌봄봉사자는 만 13세 이상, 기초교육(2시간 이상) 수료자이며, 돌봄활동 범위는 ▲인지활동 및 정서지원(말벗, 안부전화, 여가/문화활동 보조, 치매 및 우울증 예방 활동 등 ▲가사 및 일상생활지원(취사 및 보조, 청소 및 주변정리, 세탁, 일상업무 대행, 용모관리 등) ▲주택안전관리(주택 개/보수, 전기/가스 안전확인, 형광등 교체, 작상 예방 조치 등) ▲복지서비스 정보 제공 등이다. 운영기관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이며, 수행기관으로 사회복지협의회 및 복지관 등이다.

돌봄포인트는 돌봄활동 1시간 당 1돌봄 포인트가 적립되며, 돌봄포인트 활용은 적립 돌봄포인트의 20% 의무 기부, 적립한 돌봄포인트는 가족·제3자에게 기부가능, VMS(사회봉사활동인증센터)에서 환산 연계 가능하다. 2023년 4월 현재 돌봄봉사자 45,454명, 돌봄대상자 36,984명, 돌봄포인트 1,222,361pt, 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 수행기관은 총 55개소 분포한다.

기부은행에 대한 성과로 지역사회에서 주민 간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사회통합감을 높이는 측면에서 노인돌봄에 의미가 있으나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포인트 활용방안과 관련한 검토가 필요하다.

#사례 2. 일본의 볼란티어포인트 제도

일본의 볼란티어포인트 제도는 2007년 ‘개호보험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지역지원사업 교부금’으로 자원봉사활동실적에 따라 포인트를 교부하는 제도이다.

일본의 볼란티어포인트 제도 혜택. 그래픽=일본 후생노동성 

운영주체는 개호보험의 보험자이며, 재원은 ▲지역 개호예방 활동지원사업(지역지원사업 교부금) ▲보험자 기능 강화추진 교부금·개호보험자 노력 지원 교부금 ▲지역의료개호종합확보기금 ▲지방 공공단체의 일반재원 등으로 구성된다. 제도운영은 행정기관에서 직접 실시하는 방법과 위탁기관에서 실시하는 방법으로 구분한다.

활동범위는 ▲고령자 등에 의한 자원봉사 활동 ▲스스로의 개호 예방을 위한 참가(예 이동보조, 가사지원보조, 말벗서비스, 레크레이션 등의 지도·참가보조, 식당·찻집 운영보조, 행사도우미, 시설직원 보조 등)이 있다.

활동장소는 대상자와 밀접한 관계있는 장소로 구분하며, ▲시설 내 활동(노인복지시설·데이서비스·사회교육시설·아동시설·장애인시설 등) ▲재택활동(요지원 또는 요개호고령자의 주택 등) ▲그 외 보람만들기 활동 등이 있다.

활동 포인트는 1인당 포인트를 부여하는 방식이며, 활동 횟수, 금액에 상한선 설정, 포인트의 유효기한을 설정한다.

#사례 3. 서울 시간 은행제도

서울 시간은행제도는 2022년 5월 서로 돕는 문화를 확산하고 복지사각지대를 보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제도이다. 본인의 시간을 할애해 이웃을 돕고 시간화폐를 적립, 도움이 필요할 때 화폐를 사용하는 신개념 품앗이 제도이다.

서울시간은행 타임 페이. 그래픽=서울복지재단
서울시간은행 타임 페이. 그래픽=서울복지재단

운영주체는 서울시로, 국민대-정릉지점, 서울시청지점,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지점, 홍은동 타임뱅크하우스지점 등 4지점과 서울시민지점이 운영 중이다. 국민대 정릉지점은 국민대 산학협력단을 중심으로 지역 주민과 지역의 상생을 위한활동, 재능교환, 지역상권살리기, 주거환경 개선 등의 공유활동 중이다. 시청지점은 일과 직장어린이집이 연계된 직장연계형으로 운영하며, 방아골지점은 방아골 종합사회복지관 이용자 중심의 세대통합형 공간 연계 모델이고, 타임뱅크하우스 지점은 서대문구 홍은동을 거점으로 생활권 기반형 중 지역거점 모델, 문제해결형 중 노노케어 모델로 운영한다. 서울시민지점은 4곳의 시범 모델 지점에 속하지 않는 사람이 가입하는 지점으로, 이웃과 도움을 주고받은 시간을 적립, 인출되는 시간단위 화폐로 운영한다.

시간은행에 가입하면 기본 300페이가 부여되며, 도움을 주는 시간에 따라 타임페이가 지급된다. 최소활동단위는 30분(30페이)으로, 온라인플랫폼인 네이버 카페에 자신이 소속된 지역의 지점을 선택, 지점이 없으면 서울시민지점을 선택하여 가입 후 거래할 수 있다. 1대1 채팅이나 코디네이터를 통해 약속을 잡아 도움을 거래할 수 있다.

타임뱅크 방식의 돌봄서비스 흐름도<strong>. 그래픽=</strong>경기복지재단 제공<br>
타임뱅크 방식의 돌봄서비스 흐름도. 그래픽=경기복지재단 제공

돌봄거래소 장점

돌봄거래소는 돌봄이 필요할 때 손쉽게 돌봄을 주고받을 수 있으며, 지역주민이 제공자이며, 이용자가 되는 서비스 이용 형태이다. 사회공헌서비스를 민간자원을 활용하여 제공하는 것은 자원봉사와 유사하나 돌봄거래소는 돌봄영역에 특화되어 있으며, 타임뱅크방식을 차용하는 것에 차별성이 있다.

돌봄거래소의 돌봄은 공공 돌봄서비스의 보완적 기능을 담당하며, 일반 주민이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비전문적 서비스에 해당한다.

돌봄거래소의 장점은 공공돌봄서비스를 보완하고 지역사회의 역량 강화 및 사회적 통합을 증진할 수 있다. 돌봄거래소는 유연한 운영이 가능하여, 기존의 공공서비스의 대상자 선정조건 충족, 급여체계 내에서의 제공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제도적 틈새를 채울 수 있다. 이용자와 제공자가 지역주민으로 구성되어 있어 지역사회의 관심과 역량이 상승한다. 지역주민 간 돌봄 거래는 사회적 나눔문화 인식 확산과 전수, 사회적 통합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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